주문진4 고맙다, 딸 애들이 갔다. 교통체증을 염려해 일찍 떠났는데 4시간이 걸렸다. 내가 타고 다니던 차는 12년식 모닝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딸에게 운전면허를 따면 차를 사주겠다는 말에 따른 결과였다. 그 차를 결혼할 때까지 타다가 내가 넘겨받았다. 모닝을 타고 부산서 주문진까지 다닌다하면 많은 사람들이 염려를 표한다. 하지만 나는 모닝을 타고 전국을 쏘다녔다. 그게 딸의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 같다. 이번 휴갓길에 자신의 차를 가져와 모닝과 바꿔갔다. 사실 나는 차에 관심이 없다. 운전하기를 싫어할 뿐만이 아니라 차는 그냥 바퀴만 굴러가면 된다 주의자인데 사람들이 체급을 올려 타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일단 편하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부산 #주문진 #모닝. 2025. 8. 18. 쓸꺼냐 말꺼냐 그것이 문제다 2007년 계간 영목신인상으로 등단하고 17년이 지나는 동안 7권 시집을 냈다. 모두 먼바다를 삶의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는 알고 있다. 함께 피항하던 항행선이 심연의 어둠으로 사라지던 폭풍의 밤을. 병원을 찾아 달려가던 먼바다에서 내 손을 가만히 내려놓던 차가움을. 0을 향해 떨어지던 맥박을. 그 슬픔을 기록한 시집은 대부분 절판 되었다. 여전히 먼바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를 전하고 싶지만 그래서 속이 시원하다. 먼바다가 있어서, 뱃사람들이 있어서 그 지극한 고통과 외로움과 허무를 지금까지 견디어온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쓸꺼냐, 말꺼나 그것이 문제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진화하지 못한 물고기 #대왕고래를 만나다 #바다, 짐승이 우글우글하다 #파도공화국 #더블루 #.. 2025. 8. 16. 주문진이 그런 곳이지 다시는 저 풍경을 보지 못한다. 빙산은 계속해서 녹고 있을테니 아마도 영원히 이 지구상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고향도 그런 것이 아닐까. 눈에서 사라졌지만 가슴에 남아있는 있는 것. 너무나 뚜렷해서 날마다 가슴을 찔러대는 대못처럼 명징한 것. 주문진 가는 길이다. 기상예보에는 비가 많다고 했으나 포항을 지나치자 빗줄기가 그치고 영덕을 통과하자 검었던 구름마저 엷어진다. 복상과 자두를 사고 싶었지만 이른 시간 탓에 7번국도 곁 과일상은 문을 열지 않았다. 북상을 할수록 하늘은 푸르렀다. 망향휴계소에서 수평선을 바라보던 사람들이 외친다. 바다가 장난이 아니다. 남극이~ 고향이, 그래 주문진이 그런 곳이지#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빙산 #주문진 #남극 #7번국도 2025. 8. 12. 6월, 장미나무 장미나무 심고 얼마나 즐거워했던가. 집을 가진 기념식수였다. 벌써 40년 전 이야기, 사라졌던 기억이 돌아오면 그곳엔 젊은 엄마도 있고 나도 있었다. 어쩌면 고통스러웠던 날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일지 모르는 장미나무는 마른 꽃이 날리거나, 잎이 쌓여 주는 이웃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 수없이 가지를 잘라냈다. 그래도 장미나무는 살아남아 엄마 사랑처럼 붉은 꽃을 피운다. 지난밤 잠시 쏟아진 빗방울에 시든 꽃잎이 바닥에 가득하다. 신새벽이라 더 슬퍼지는, 발밑에 꽃잎이 울긋불긋 번져 그래서 하염없어라. 나는 얼크러진 꽃을 두고 자꾸자꾸 죄스러운데 마음 깊이 가라만 앉는 저 붉은 그리움들. 엄마가 보고 싶다# 6월 #장미나무 #기념식수 #신새벽 #붉은 그리움 2025. 6.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