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1 섬을 돌아나올 때마다 섬과 섬들이 그라데이션으로 겹쳐진 통영 바다. 참 고적하고 고졸하다. 마치 추사 김정희 그림을 한편 보는 것 같다. 같은 바다라도 목숨을 황파노도 끝에 걸어놓고 살아왔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보고만 있어도 먹먹해지는 풍경. 섬 그늘을 하나씩 돌아나올 때마다 먼 바다 심연의 검고 엷은 빛깔이 수심처럼 번져 내 머리를 친다. 콧날 시큰하도록 가두리망으로 향하는 관리선 이물에서 망쳤다고 생각한 내 인생이 그닥 실패하지 않았음을. 고요함으로 가득한, 이제는 빛나지 않을 새벽별의 잔상으로 눈까지 부시다. 허공을 떠다니는 각성의 망치처럼. 줗다, 아주 좋다! 중얼중얼 거리는 내 마음속의 기도문처럼#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그라데이션 #추사 #김정희 #황파노도 #풍경 #섬 #새벽별 #기도문 2025. 7.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