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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67

내 친구, 김관식 예상하지 못한 배앓이로 하루가 더 지체된 통영살이. 숙소를 떠나는 아침 8시에 사장님이 나타났다. 석별의 정을 나누자고, 지난 것은 무효라며 다시 보양식을 사주셨다. 통영에서 제일 좋은 호텔 조식이었다.나는 젊은 사장님 플렉스에 지난밤까지 싸고 토하던 기억을 잃어버린 인간처럼 숟가락, 아니 포크를 물고 뽈았다. 나는 젊은 사장님이 통영에 정착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던 때를 알고 있다. 그런 시간을 지나 나에게 맛있는 밥을 살 수 있는 현실이 기뻤다. 사실 나는 젊은 사장님과 아버지뻘 연배이고 고용인과 피고용인 관계지만 이때 만큼은 스탠포드호텔 조식을 떠나 김관식이 내 친구란 것이 자랑스러웠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석별 #보양식 #플렉스 #스탠포드호텔 2025. 8. 3.
날아라, 참치 머리 치켜든 푸른 하늘등지러미 펼쳐 세워흰구름 위 군함조와날아라 참치 랄랄랄#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해양문학 #포토포엠 2025. 8. 2.
둘이 먹다 하나가 실려가도 모르는 맛 개인적으로 동해는 오징어 서해는 조기 그리고 남해는 볼락을 지역의 고급 물고기로 친다. 볼락은 왕소금을 뿌려 숫불에 구운 놈이 최고지만 매운탕으로 끓여낸 맛도 으뜸이다. 회식이 끝난 다음 날 함께한 속풀이 점심에서였다. 첫 숟가락에 반한 나는 땡초까지 듬푹 넣고 밥까지 말아먹었는데 내가 쓸개가 없다는 사실을 깜박 잊고 있었던 것이다. 쓸개가 없는 사람은 소화액이 없어서 맵고 짜고 기름진 것을 먹으면 안된다. 사단이 나는 것이다. 그동안 피로와 합쳐진 쓰나미로 싸고 토하고 결국 119 호출, 새통영병원으로 실려갔다가 밤이 깊어 풀려났다. 이때 깨우친 건 사람은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쓸개가 빠진 놈이었다. 그건 그렇다치고 볼락 매운탕, 둘이 먹다가 하나가 실려나가도 모르는 맛. 맞다#바.. 2025. 8. 2.
바다의 일 세상의 일이란 유한하고 모든 일에는 끝이 있다. 마침내 나의 알바도 종료되었다. 오늘이 그날이다. 오늘 아침도 해는 떴고 작열했고 폭염이었다.뒤돌아 생각해보니 어떻게 200만 마리 돌돔에게 백신을 주었는지, 나는 그 대단원의 성취를 지금까지 손발 맞쳐온 통영의 이모님들께 돌린다. 나는 알바 멤버 중 유일한 청일점이었는데 나를 빼고는 굴 박싱장에서 선수로 뛰는 이모님들이었다. 그렇게 쎈 이모님들도 어장 관리선을 타고 가두리로 이동하는 작업을 바다 일이라 했다. 그건 뱃사람이 폭풍을 향해 나아가는 일과도 같았다. 바다의 일. 어쩌거나 우리는 위대했고 나의 2025년 7월도 나의 바다도 위대했다 #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 돌돔 #이리도바이러스 #청일점 2025. 7. 31.
아프리카의 밥상 테이블마운틴 닿기 전 선원들납중독이나 괴혈병으로 죽어갔는데쓰윽 왔다가는 무심한 여행자들이야개코원숭이 벌건 엉덩이만 떠올릴뿐#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해양문학 #포토포엠 2025. 7. 30.
너물밥 이런 너물 처음봤다. 고현에 있는 생선구이집이다. 간장게장과 생선구이를 파는 작은 식당인데 무량한 복지 혜택으로 먹는 점심 식사자리였다. 개미진 밑반찬은 말 할 것도 없고 머리와 꽁지가 접시에서 삐져나오는 거대한 열기와 고등어. 더하여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그야말로 상다리가 부러지는 진수성찬인데 일꾼이 잘먹어야 사업도 번창한다며 거기다 맥주까지 각 1병씩 쏘는 게 아닌가. ㅋ 아이고 사장님은 언제 돈을 모으시려는가. 이 너물에 밥을 썩썩 비벼 한 숟가락 뜨고 밥 위에 바싹 구운 열기살이나, 고등어살 혹은 간장게장 내장이나 양념게장 살을 올려 흡입하면 고개가 저절로 끄덕끄덕, 세상 모든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더라#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너물 #양념게장 #간장게장 #고현 2025.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