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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시작되는 초여름 주문진항에서는 부산 근교의 대변항 멸치축제에서나 볼 수 있는 멸치털이 작업이 물량장 곳곳에서 벌어지곤 했다. 60년 전 주문진에서는 멸치도 흔한 물고기였다. 그리고 그 시절은 무엇을 먹어도 맛있었고 사람들 간 인정도 푸근했다. 우리는 배 주변을 서성거리며 그물에서 털어낼 때 튕겨져 나온 멸치를 주웠는데 지금은 절도지만 선주들은 알고도 모른 척 했다. 그렇게 잡아온 멸치를 감자와 고추장만 넣고 찌지거나 조물거려 발라낸 살점을 회로 먹었다. 가히 그 맛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르는 맛이었다. 마실길 어판장에 멸치가 보였다. 나는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반갑다, 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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