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4 국가고시에 도전하다 시험이 끝났다. 아마도 내 인생 마지막 시험일 것이다. 4월부터 시작한 장정의 끝, 당락 결과를 떠나 개운하고 후련하다. 그래도 국가고시인 탓에 덜덜 떨었다. 합격발표는 9월17일이지만 그때 나는 칠레 끝 드레이크해협을 떠다닐 것이다. 예정이 그런데 아마도 그럴 것이다. 항만운송사업에는 항만하역과 검정, 검수, 검량사업이 있다. 그중 검량은 항만을 통해 들어온 벌크 화물의 무게와 부피를 측정하여 공증하는 일이고 사업체를 만들려면 검량자격증을 가진 6명이 참여해야만 한다. 그 한자리를 권유 받았고 어쩌면 늙으막 내 삶을 지탱해줄 수도 있는 기둥이 될 것이다. 미래를 향하는 힘. 그걸 위해 발버둥을 쳤던 것이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국가고시 #검량사 #합격기원 #혼곶 #파타고니아 #혼곶 #항만운송사업. 2025. 8. 23. 부산남자-남기묵 내가 응모한 장편 원고의 제목은 이다. 주문진수산고등학교 졸업하기 전 77년부터 원양어선을 탔고 삶의 배경을 부산을 무대로 펼쳤다. 장편소설 은 그 바다에서 만났던 부산남자의 이야기이고 뱃사람의 역사다.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기뻤다. 비로소 목숨줄을 만선에 걸어놓고 폭풍바다를 함께 헤쳐갔던 부산남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신세를 갚는 기분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5년 중소출판사 도약부분 제작지원에 졸작의 원고를 응모한 전망 출판사 서정원사장님께도 감사하다. 시고 소설이고 머고 모두 다 때려치우려고 했는데 다시 한번 장고해야겠다. 그래야겠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부산남자 #남기묵 #주문진수산고등학교 #전망 2025. 8. 22. 남극해 그곳은 앨리스가 도착한 이상한 나라 같은 곳이었다. 그토록 뱃머리를 괴롭히던 파도도 사라지고 간간히 비까지 내렸다. 게다가 밤도 어둠을 잃어버렸는데 먼 세상에서는 백야 라고 했다. 우리는 잠이 내려앉지 못하도록 눈두덩이를 비벼가며 남진을 계속했다. 그런데 항해는 무슨 장엄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니그로메루루사를 쫒아서였다. 단순히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였지만 그게 그렇다쳐도 바라본 빙산은 신비했다. 백야의 노을은 녹색이라는듯 마치 북유럽 신화 속 트롤이 마술을 부리는 것처럼 빛나는 광휘를 뿜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아, 그렇지. 여긴 남극이지. 나는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며 머리까지 끄덕거렸다. 2025. 8. 21. 명주의 뜰에서 대접 받았다. 신리에 있는 쇠고기 샤브샤브집이다. 무제한 리필인데 차돌박이도 육수도 정경채도 생맥주까지 가성비 갑이다. 마치 커다란 선물 보자기를 펼쳐놓은 것처럼 만찬이란 말이 딱 맞는 집. 게다가 라이스페이퍼에 야채쌈을 싸먹는 재미란 이렇게 먹어 죄 받지 않을까, 이렇게 퍼주다 망하지 않을까, 오히려 주인이 걱정 되는 집. 그야말로 음식을 모두 먹기에는 턱없이 밤이 짧은, 상다리가 부러지는 집. 식사를 하고 나서도 별채의 살롱에서 와플을 구워먹거나 커피를 내려 먹도록 된 기가 막힌 집. 그 곁에서 불멍까지 때리도록 야외 화덕이 버티고 있는 집. 주문진에는 이런 음식점도 있더라#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명주의 뜰 #신리 #샤브샤브 #대접 #화덕 2025. 8. 20. 금비야 사랑해 그리고 루비나와 천서방도 루비나 라는 이름은 내가 주었다. 그 아이가 3살이다. 금비와 계산해봤는데 아이가 20살 정도가 되면 "아빠는 죽었겠네, 이 세상에는 없겠다 " 라는 말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믿었고 그렇게 세뇌를 되뇌였는데도 헛방이다. 서울에 도착한 사위에게서 사진이 왔다. 시험을 치르고 나면 곧 바다로 떠날 계획이다. 손녀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어서 슬프지만 그게 나의 팔자다. 돌이켜보면 내 마음대로 된 인생은 하나도 없다. 그래도 나는 인생에게 술을 엄청 샀다. 후회는 없다. 그게 나라고 믿는다. 서울로 돌아가는 아이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 금비야 사랑해 그리고 루비나와 천서방도#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죽음 #세뇌 #인생 #후회 #루비나 2025. 8. 19. 고맙다, 딸 애들이 갔다. 교통체증을 염려해 일찍 떠났는데 4시간이 걸렸다. 내가 타고 다니던 차는 12년식 모닝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딸에게 운전면허를 따면 차를 사주겠다는 말에 따른 결과였다. 그 차를 결혼할 때까지 타다가 내가 넘겨받았다. 모닝을 타고 부산서 주문진까지 다닌다하면 많은 사람들이 염려를 표한다. 하지만 나는 모닝을 타고 전국을 쏘다녔다. 그게 딸의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 같다. 이번 휴갓길에 자신의 차를 가져와 모닝과 바꿔갔다. 사실 나는 차에 관심이 없다. 운전하기를 싫어할 뿐만이 아니라 차는 그냥 바퀴만 굴러가면 된다 주의자인데 사람들이 체급을 올려 타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일단 편하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부산 #주문진 #모닝. 2025. 8. 18. 이전 1 ··· 4 5 6 7 8 9 10 ···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