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44 회상, 그날들 더위가 한풀 꺾였다고 하나 여전히 덥다. 그때도 더웠다. 생철판 갑판에 계란 터뜨려놓으면 허옇게 반숙이 되는 걸프해에서였다. 2시간마다 예망 결과를 확인했다. 늙어가던 어머니와 나이 어린 동생들을 위해 수조기 마릿수 헤아리며 국경선을 들락거렸는데 등줄기 타고 흐르던 식은 땀은 더위 때문만은 아니었다. 때로는 몽고라 하던 갑오징어 먹물주머니를 묶거나 칼치의 머리통을 나란히 배열하다, 손에 쥐어질 몫돈을 생각하며 하얗게 웃기도 했다. 하루종일 배꽁무니 잡고 늘어지던 뜨거운 햇살과 더위에 관통당해 축축 늘어지던 몸뚱이를 끌고 우리는 바다밑을 흩고 다녔다. 50년 전, 그렇게 뜨겁던 중동 바다에서도 한시절 보냈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예망 #수조기 #국경선 #몽고 #갑오징어 #먹물주머니 2025. 8. 8. 파도 나쁜 놈이 어디있나좋은 놈은 어디있고나쁜짓하면 나쁜 놈좋은일하면 좋은 놈그게 파도여, 인생의#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해양문학 #포토포엠 2025. 8. 8. 문탠로드 풍경 늦게까지 자고 일어나 해운대 문탠로드 길을 걷는다. 평화롭고 게으른 하루다. 해파랑길 갈맷길 코스에서 달맞이어울마당으로 내려와 미포까지 이어진 산책로다. 드문드문 열려진 소나무 사이로 바다가 보이고 오르락내리락 걷는 숲속에서 청설모와 머위군락과 천선과나무 열매도 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 전망대 뒷편 언덕 벤치에 자리 잡는다. 바다가 한 눈에 드는 명당이다. 어디로인가 가고 있는 항행선이 수평선에 보인다. 나는 텀블러에 담아온 커피를 마시다 기도한다. 태풍 같은 건 만나지 말길. 목적항 등댓불이 뱃머리 앞에 빛나길. 닻 내린 항구에서는 긴 잠에 빠지길. 그리고 내 잠도 더 고요하고 깊어지길, 나는 기도한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해운대 #문탠로드 #해파랑길 #갈맷길 #천선과나무 #청설모 2025. 8. 7. 돌돔 자연산 돌돔이다. 5짜가 넘어보였다. 주인이 낚시로 낚았다는데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자리, 때와 시가 떨어졌다. 명불허전이다. 회 맛 말이다. 입 안에 착 달라붙는 식감과 풍미는 엄지척이다.우리는 돌돔 눈에 담긴 심연, 돌돔이 헤쳐나가던 바다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 바다가 품고 있던 푸른 하늘과 그 하늘에서 빛나던 별과 도선별이 내준 바닷길을 따라 모자반처럼 떠다니는 노마드, 아니 뱃사람들 이야기를 나눴다. 마치 지브롤터해협 호카곶을 벗어난 콜럼버스가 신세계 향해 파도를 헤쳐나가듯 바다 이야기를 했다. 태풍, GPS, 인듀어런스, 황천항해 등등 어둠이 짙으면 항해등 불빛이 밝아지는 것처럼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우리들 우정도 깊어졌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돌돔 #명불허전 #모자반 #노마드 #포스포로.. 2025. 8. 6. 수평선 바다를 바라보았다 치자수평선을 느꼈다고 하자사랑을 믿지는 못하지만지구가 둥글다는 건 알겠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해양문학 #포토포엠 2025. 8. 5. 앞으로 전속전진 이틀 동안 잠만 잤다. 아침도 지나가고 점심도 지나가고 창문 밖으로 후드득거리며 빗소리까지 지나갔지만 먹지도 않았다. 아무리 슈퍼맨인 척 날뛰어도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에 긁히고 이곳저곳 떨어진 살점에 붙어 몸으로 버는 돈은 귀하고 소중하다. 짐승 같이 일해 정승처럼 쓰자. 입고 있는 티셔츠를 샀다. 갑자기 동물농장 주인이 된 것처럼 뿌듯하다. 멀리 밀쳐놓았던 일들이 출렁거린다. 놓아버리면 되는 것, 벗어나면 편안해지나 세상살이 고해 아닌가, 앞파도가 지나가자 뒷파도가 막 몰려온다. 1차에 붙었으니 8월22일 치뤄지는 2차도 준비하자. 인생, 무서울 것 있나. 요거트 먹고 전속전진! 앞으로#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슈퍼맨 #동물농장 #전속전진 2025. 8. 5.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