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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궁도장에서 김석주선장님께서도 쏘신다는데 바다에서 돌아오면 한판 붙자 할 것이다. 준비를 해야한다. 팬데믹 시대를 견디기 위해 선택한 국궁은 빈번한 출장 탓에 그동안 사대에 서지 못했다. 3년이 물흐르듯 흘렀다. 겉멋으로 궁대 매냐는 빈정거림도 있었지만 시간이 없었을 뿐 중편집 남태평양과 시집 파도 시편을 발간했고 시집 흰점무늬파라바다물뱀과 장편소설집 부산남자 남기묵 탈고를 끝내느랴 나름 바빴다. 과녁 주변에 널부러진 화살은 화심에 안길 자세였지만 4중 신사에서 1중 신사로 퇴보했다. 그래도 그게 어디냐, 내 마음을 위로했다. 문제는 쏘겠다는 의지다. 그 의지가 살아있나, 죽었는가 슬쩍 시위를 당겨봤던 거시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국궁 #화심 #탈고 #시위 #신사 2025. 8. 27.
열망의 시간들 바닷새들이 날아올랐다먼 바다는 뱃전까지 두드리며파도까지 아우성을 친다기표와 기의가 푸름인 바다바닷새와 뱃사람의 욕망이흰물결마다 하늬바람 같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해양문학 #포토포엠 2025. 8. 26.
피는 여전히 붉고 뜨거웠다 해운대우체국 가던 길이었다. 우체국 앞 너른 공터에서 여러 분들이 헌혈 캠페인을 하고 계셨다. 헌혈을 하지 않은지도 꽤~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마치고 헌혈버스에 올랐다. 관계자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상주하시는 의사분께서 문진표를 만들며 과거 헌혈 이력을 컴퓨터로 조회하셨다. 예전엔 본인이 의사만 밝히면 피를 뽑았는데 세월에 시스템도 많이 바뀐 탓이다. 아무튼 헌혈은 거절되었다. 첫번째 나이가 많다는 것, 두번째 마지막 헌혈에서 B형간염 유전자가 발견됬다는 기록 때문이다. 내 피를 내 마음대로 줄 수도 없이 늙었다니, 되돌아서는 마음이 현혈버스 계단을 내려오며 내 손가락 끝을 깨물었다. 피가 뚝뚝 떨어졌다. 피는 여전히 붉고 뜨거웠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해운대우체국 #헌혈 #헌혈버스.. 2025. 8. 26.
회전초밥집에서 백만 년에 한번은 나도 초밥을 먹는다. 배는 고픈데 탁하거나 무거운 것은 싫고 가볍게 허기를 지우고 싶은 때이다. 오늘은 일요일이지 라고 기지개를 켜며 생각한다. 해는 이미 중천이다. 목적없고 방향없는 삶이 이렇게 평화스럽다니 나는 중얼거리며 베개를 밀어낸다. 귀가하다 본 장산역부근 회전초밥집이 떠올랐기 때문이다.그곳이라면... 문을 열고 들어서자 4명의 요리사가 초밥을 빗고 있고 식탁 앞 레일은 그 초밥들을 싣고 가열차게 돌아간다. 새우부터 시작한 먹방이 쌓인 접시에 놀라 탁 소리나게 젖가락을 놓고마는데 그 소리에 놀란 식탐도 사라지는 것이다. 그카나말거나 소박하지만 나도 휴일을 즐길줄 안다 #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회전초밥 #장산역 부근 #평화로운 삶 #고요한 백수 2025. 8. 25.
깊고 차가운 고백 우비 안으로 저며든 빗물에 온몸이 젖어가듯빗소리를 세고 있는 마음도 무거워지더라과거심불가득 현재심불가득 미래심불가득구비구비 휘돌아 나는 하염없이 가라앉더라고독하고 쓸쓸한 시간의 등줄기에 매달려깊고 어두운 영겁에서처럼 보내던 하루하루 2025. 8. 24.
제3의 눈 해운대지하철 장산역 출구 8번과 10번 사이에는 지상으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가 있어.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나오면 정면으로 마주하는 큰길에 정류장이 있지. 해운대 마을버스가 정차하는데 큰길과 엘리베이터 사이에는 마을버스 승객을 위해 벤치 2개가 놓여 있고 나는 오른편에 놓인 벤치 가장자리에 앉아 달맞이고개로 가는 마을버스를 기다리곤 했지. 오늘도 변함이 없었어. 우버 택시가 지나가고 승용차가 지나가고 사람들도 지나갔지. 나는 넋을 놓은 채 바라보았어.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망루에서 적을 내려다보는 병사처럼 제3의 눈이 느껴지고 자꾸만 피식거리며 웃고 있는 내가 나를 발굴하고 있더라구#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해운대지하철 #마을버스 #제3의 눈 2025.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