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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어선장의 바다

말하는 것처럼 숨겨논 애인처럼

by 이윤길(오어선장) 2025.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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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걸고 파도를 헤쳐가다보면 검은 하늘 밑 흰구름도 되고 흰구름 같은 새도 되고 까닭도 없이 눈물도 되는 뱃길. 홀로 견뎌야 하는 나는 너를 보았지. 뱃머리가 바람을 휘젓고 지나갈 때마다 서걱서걱 베어지던 마음을 달래주는 동행의, 하얗게 굽이치다 허공으로 비상하는 그건 자유. 나는 두 손을 모우고 하염없는 새의 순정한 눈과 마주쳤다. 돌아보면 하관에도 갔었고 대마도도 보았으며 카페 수에서 달달한 커피도 마셨다. 무지개색 아름다운 달팽이도 보았지. 그럴 때마다 새로운 영지에서 내 세상은 깊어졌다. 그러고보니 지상에서 좋은 날도 없지 않았으나 날개를 꺾어 끄덕이듯 새의 깃털이 빛을 받아 반짝인다. 바다로 잘 돌아왔다 말하는 것처럼, 숨겨논 애인처럼


##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큰알바트로스 #동행 #새로운 영지 #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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