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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포엠29

나의 초복 달임 올해들어 두 번째 입수를 했다. 작업장 곁을 지나간 쾌속선 때문인데 파도로 가두리에서 중심을 잃고 그대로 추락했다. 다행인 것은 돌돔에게 백신을 주기위해 조여진 후리그물 안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누구인가? 바다의 사나이 아닌가. 물에 떨어진 순간에도 폼생폼사를 떠올렸지만 몸은 마음과 달라 이리저리 허우적거리다 달아난 크록스 샌달과 벗겨진 장갑. 내가 찍은 내 손에 사랑아, 나는 슬퍼졌다. 내 손가락의 크고 작은 바늘자국. 그 짧은 순간에도 내가 젊어서 저질렀던 죄의 아물지 못한 흔적들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아무튼 올해의 초복 달임은 돌돔과 함께 하는 입수. 그리고#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초복 #괘속선 #가두리 #폼생폼사 #후리그물 #크록스 샌달 2025. 7. 21.
인도양 세이셀섬에서 눈과 귀가 모두 풍화된 채산란 중인 붉은바다거북 한 마리난전 좌판 뒹굴던 뜨거운 모정 같아언제부터인지 모를 서늘한 이 아침ㅡ#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해양문학 #포토포엠 2025. 7. 20.
섬을 돌아나올 때마다 섬과 섬들이 그라데이션으로 겹쳐진 통영 바다. 참 고적하고 고졸하다. 마치 추사 김정희 그림을 한편 보는 것 같다. 같은 바다라도 목숨을 황파노도 끝에 걸어놓고 살아왔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보고만 있어도 먹먹해지는 풍경. 섬 그늘을 하나씩 돌아나올 때마다 먼 바다 심연의 검고 엷은 빛깔이 수심처럼 번져 내 머리를 친다. 콧날 시큰하도록 가두리망으로 향하는 관리선 이물에서 망쳤다고 생각한 내 인생이 그닥 실패하지 않았음을. 고요함으로 가득한, 이제는 빛나지 않을 새벽별의 잔상으로 눈까지 부시다. 허공을 떠다니는 각성의 망치처럼. 줗다, 아주 좋다! 중얼중얼 거리는 내 마음속의 기도문처럼#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그라데이션 #추사 #김정희 #황파노도 #풍경 #섬 #새벽별 #기도문 2025. 7. 20.
새벽 갑판에서 멀뚱이 죽엄을 지켜보던 친구들절망으로부터 흘러온 붉은 핏물이수평선 너머 내마음까지 번진다결국 살아남는 자가 주인이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해양문학 #포토포엠 2025. 7. 19.
너와 나의 깃발 너희는 머리를 조아려라여기서부터 나의 땅이다-두려워 마라 뱃사람들아#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해양문학 #포토포엠 2025.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