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어선장의 바다97 나의 소설 선생님 나에게는 선생님이 두 분 있다. 소설의 세계로 이끌어 주신 천금성선생님이고 또 다른 한 분은 여기서 밝히지 않겠다. 돌아가신 천금생선생님은 내가 지닌 경험과 바다가 소설의 소재로서 넘친다며 볼 때마다 소설 쓰기를 권하다 결국은 강제로 끌여들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시를 붙잡고 매일밤마다 통곡하는 폐인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또 다른 한 분은 내가 쓴 소설의 리뷰를 하시다 잘못된 문장이나 적적하지 못한 단어 사용 등을 잡아주시는데 그 누구보다 소설 쓰기에 힘이 되어주시는 분이다. 나는 두 분의 사랑으로 자란 사람이다. 두 분 중 한 분을 모시고 석별의 정 나눴다. 나는 참으로 복이 많은 사람이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해양소설 #천금성선생님 #석별 2025. 9. 2. 그땐 그랬지 빨간 로라가 박힌 미끄럼틀. 그 기둥의 농구 골대. 노랑과 검정 바탕 다트판. 피카소풍 액자. 크고 검붉은 술이 달려있는 분홍빛 커튼. 빨간 부리의 노랑 오리가 달려있는 놀이 의자. 풍선을 든 은비와 포대기에 쌓여 업혀있는 금비. 그리고 쓰고 있는 갈색 안경의 무늬도 떠오르며 후회로 가득한 지난날까지 내 가슴을 긁어대는 서른 중반의 선장 시절, 바다로부터 돌아와 아이들과 포즈를 취했던 것 같다. 당시나 지금이나 아이들을 사랑한 것은 틀림없구나. V자로 그려진 손이 내 마음의 모든 것을 증명한다. 그땐 세상의 모든 게 사랑스러웠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은 기억에 갑자기 울컥이다. 그런데 아침부터 왠 신파인가. 오늘도 열심히#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미끄럼틀 #다트판 #피카소풍 #커튼 #노랑오리 #포대기 2025. 9. 1. 대양의 영웅들 광복80주년 특별기획으로 부산KBS에서 대양의 영웅들이란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방송을 보는 동안 내 재주가 모자람을 한탄했다. 한때 한국 GDP의 5~6%를 차지했던 원양어업은 수많은 뱃사람의 땀과 피로 이루어졌다. 원양어업 발전사에서 나는 3세대쯤 속하는데 동원산업 김재철회장님과 같은 분의 전설 같은 일화를 전해들어 알고 있다. 그와는 반대로 이름 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뱃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내가 원양어선을 처음 승선한 남미 수리남에서 첫출어를 앞두고 참배한 현지 공동묘지에 묻힌 선원들도 그랬을 것이다. 나는 뱃사람들의 생과 사 그리고 삶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싶은 것이고 그럴 것이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대양의 영웅들 #부산KBS #원양어업 #해양문학 2025. 8. 29. 원양산업공로자 ㅋ 전직 선장시절에도 해양수산부장관상은 2번 받았다. 한번은 표창이고 한번은 상이다. 지금 내 나이에 상이 무슨 필요가 있겠나 라는 자괴심에 젊은 친구들에게 양보하려 고민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국제옵서버로서 10년, 그동안 노력을 인정 받는 것 같아 차일피일 미루다 출장계약을 핑계로 받았다. 상은 밥상 뿐마니 아니라 어느 상이라도 받으면 좋다는 걸 알겠다.다음 출장지는 칠레 파타고니아의 푼타아레나스다. 마젤란해협 대서양쪽 관문이다. 그곳에서 조사선에 승선해 바다로 간다. 9월 둘째 주중이 될 예정이다. 정부에서 주는 상은 상금이 없다. 이번엔 손목시계가 부상이다. 싯가를 떠나 명예다. 나는 관종이 맞다. 또 자랑질이다. 원양산업 공로자이므로 그러나 참을 수가 없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해양수산부장.. 2025. 8. 28. 문수궁도장에서 김석주선장님께서도 쏘신다는데 바다에서 돌아오면 한판 붙자 할 것이다. 준비를 해야한다. 팬데믹 시대를 견디기 위해 선택한 국궁은 빈번한 출장 탓에 그동안 사대에 서지 못했다. 3년이 물흐르듯 흘렀다. 겉멋으로 궁대 매냐는 빈정거림도 있었지만 시간이 없었을 뿐 중편집 남태평양과 시집 파도 시편을 발간했고 시집 흰점무늬파라바다물뱀과 장편소설집 부산남자 남기묵 탈고를 끝내느랴 나름 바빴다. 과녁 주변에 널부러진 화살은 화심에 안길 자세였지만 4중 신사에서 1중 신사로 퇴보했다. 그래도 그게 어디냐, 내 마음을 위로했다. 문제는 쏘겠다는 의지다. 그 의지가 살아있나, 죽었는가 슬쩍 시위를 당겨봤던 거시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국궁 #화심 #탈고 #시위 #신사 2025. 8. 27. 피는 여전히 붉고 뜨거웠다 해운대우체국 가던 길이었다. 우체국 앞 너른 공터에서 여러 분들이 헌혈 캠페인을 하고 계셨다. 헌혈을 하지 않은지도 꽤~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마치고 헌혈버스에 올랐다. 관계자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상주하시는 의사분께서 문진표를 만들며 과거 헌혈 이력을 컴퓨터로 조회하셨다. 예전엔 본인이 의사만 밝히면 피를 뽑았는데 세월에 시스템도 많이 바뀐 탓이다. 아무튼 헌혈은 거절되었다. 첫번째 나이가 많다는 것, 두번째 마지막 헌혈에서 B형간염 유전자가 발견됬다는 기록 때문이다. 내 피를 내 마음대로 줄 수도 없이 늙었다니, 되돌아서는 마음이 현혈버스 계단을 내려오며 내 손가락 끝을 깨물었다. 피가 뚝뚝 떨어졌다. 피는 여전히 붉고 뜨거웠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해운대우체국 #헌혈 #헌혈버스.. 2025. 8. 26. 이전 1 2 3 4 5 6 7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