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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어선장의 바다97

금비야 사랑해 그리고 루비나와 천서방도 루비나 라는 이름은 내가 주었다. 그 아이가 3살이다. 금비와 계산해봤는데 아이가 20살 정도가 되면 "아빠는 죽었겠네, 이 세상에는 없겠다 " 라는 말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믿었고 그렇게 세뇌를 되뇌였는데도 헛방이다. 서울에 도착한 사위에게서 사진이 왔다. 시험을 치르고 나면 곧 바다로 떠날 계획이다. 손녀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어서 슬프지만 그게 나의 팔자다. 돌이켜보면 내 마음대로 된 인생은 하나도 없다. 그래도 나는 인생에게 술을 엄청 샀다. 후회는 없다. 그게 나라고 믿는다. 서울로 돌아가는 아이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 금비야 사랑해 그리고 루비나와 천서방도#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죽음 #세뇌 #인생 #후회 #루비나 2025. 8. 19.
고맙다, 딸 애들이 갔다. 교통체증을 염려해 일찍 떠났는데 4시간이 걸렸다. 내가 타고 다니던 차는 12년식 모닝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딸에게 운전면허를 따면 차를 사주겠다는 말에 따른 결과였다. 그 차를 결혼할 때까지 타다가 내가 넘겨받았다. 모닝을 타고 부산서 주문진까지 다닌다하면 많은 사람들이 염려를 표한다. 하지만 나는 모닝을 타고 전국을 쏘다녔다. 그게 딸의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 같다. 이번 휴갓길에 자신의 차를 가져와 모닝과 바꿔갔다. 사실 나는 차에 관심이 없다. 운전하기를 싫어할 뿐만이 아니라 차는 그냥 바퀴만 굴러가면 된다 주의자인데 사람들이 체급을 올려 타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일단 편하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부산 #주문진 #모닝. 2025. 8. 18.
루비나와 함께 휴가라며 아이들이 왔다. 서울서 7시간 걸렸다며 혀를 빼물었다. 그러던 아이들이 주문진해변에서 하루해 그 고생이 정당하다고 한다. 그만큼 동해안이 세계 어느 바다에 빠지지 않는다 했다. 아이들과 대동 메밀막국수를 함께 먹고 철뚝소머리국밥도 먹고 아버지가 잡아서 아들이 파는 집, 진양호에서 오징어 한 마리와 자연산 참가자미 그리고 범가자미를 뼈째 세꼬시로 먹었다. 동네 이장이기도 한 진양호 사장님은 이문이 남을까 의심이들 정도로 후하다. 주문진을 사랑하고 주문진을 애정하는 그가 승승장구하기를 바란다. 아무튼 루비나와 아이들 덕분에 2박 3일 신선놀이에 기둥뿌리가 썩는다. 이런게 인생이 아닌가싶지만 시험공부는 언제할 것인가 픞#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루비나 #주문진해변 #철뚝소머리국밥 #진양호 #오징어 .. 2025. 8. 17.
쓸꺼냐 말꺼냐 그것이 문제다 2007년 계간 영목신인상으로 등단하고 17년이 지나는 동안 7권 시집을 냈다. 모두 먼바다를 삶의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는 알고 있다. 함께 피항하던 항행선이 심연의 어둠으로 사라지던 폭풍의 밤을. 병원을 찾아 달려가던 먼바다에서 내 손을 가만히 내려놓던 차가움을. 0을 향해 떨어지던 맥박을. 그 슬픔을 기록한 시집은 대부분 절판 되었다. 여전히 먼바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를 전하고 싶지만 그래서 속이 시원하다. 먼바다가 있어서, 뱃사람들이 있어서 그 지극한 고통과 외로움과 허무를 지금까지 견디어온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쓸꺼냐, 말꺼나 그것이 문제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진화하지 못한 물고기 #대왕고래를 만나다 #바다, 짐승이 우글우글하다 #파도공화국 #더블루 #.. 2025. 8. 16.
2010년 계간 로 등단해 4권의 책을 쓰는 동안 2025년도 절반이 갔다. 창작집 2권, 장편소설 1권, 중편집 1권이다. 나야 실력을 아니 섭섭치 않으나 팔리지 않은 책 1,700권이 서재에 쌓여있다. 볼 때마다 화가 나고 절망한다. 시체놀이를 하다가 언뜻 서재에 쌓여있는 책박스에 시선이 닿았다. 저 책들을 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날을 뜬눈으로 지세웠던가. 바람 속에서, 파도 속에서, 흔들리며 젖어가며... 바다를 담기 위해서 발버둥치던 날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무튼 정신차리자 2차 시험이 코앞이다. 붙기만 붙으면 바다를 벗어날 것이고 돈 안되는 시나 소설 같은 건 쓰지 않을 것이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동리목월 #바람 #파도 #2차시험 2025. 8. 15.
풀과의 전쟁 헉~ 이게 무슨 일, 집이 풀에 묻혔다. 도착한 날은 밤 8시까지 그리고 어제는 새벽 5시부터 풀 뽑았다. 풀과의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야자매트를 깔아라, 또는 레미콘을 부어라 조언하지만 그럴수는 없다. 어머니는 이곳을 당신의 텃밭으로 삼고 여러 작물을 키우셨다. 그리고 자식들에게 모두 나눠주셨는데 나에게 뒷마당은 어머니다. 나는 평생 바다를 떠다녔다. 나는 흙이 좋다. 봄날 개부랄꽃도 좋고 민들레 색감도 좋고 발에 밟히는 풀의 촉감도 좋다. 그런 느낌으로 주문진으로 돌아온 것을 실감하는 것이다. 그건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한 거시다. 풀 뽑고난 손가락 뼈마디가 너덜너덜이다. 몸살난 몸, 오늘은 시체놀이가 딱이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 풀과의 전쟁 #텃밭 #야자매트 #레미콘 2025. 8.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