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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타르의 편지 시화전에 참여했던 작품이 돌아왔다. 잭타르의 편지. 작품 배경이 되는 때는 범선시대다. 범선의 대부분은 나무와 나무를 짜맞추어서 만들었는데 그 틈으로 해수가 누수되었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나무와 나무 틈사이에 사이살 심을 틀어박고 타르를 먹였다. 우리는 그런 작업을 콜킹이라고 했다. 콜타르 작업은 한번에 끝나는게 아니라 배가 폐선에 이를 때까지 수시로 진행되었고 작업은 신참 선원들이 도맡아 했다. 하여 한국에서 가장 흔한 성이 김씨나 이씨이듯 서양에서 흔해 빠진 잭에다가 타르를 붙인 이름은 하급선원을 통칭하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그러니까 어쩌튼 바다로 나가며 남긴 뱃사람의 유언이 되겠다#잭타르 #시화전 #범선시대 #사이살 #콜킹. 2025. 7. 5.
애호박새우젓국 이번에는 쥬키니호박을 내가 샀다. 애호박새우젓국 때문이다. 먼저 편의점에서 소주 안주로 구입한 순대를 5조각으로 소분한 한조각과 먹다남은 비비고 만두 3알을 적당량 물과 함께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삶고 있던 순대와 만두를 터뜨려 국물을 만든다. 여기에 뚜텁게 썰어 2등분한 호박을 넣는다. 이때 고추 2개도 엇비슷 썰어서 함께 넣어준다. 그러면서 적당량의 간마늘과 새우젓으로 간 맞추고 한소끔 끓여내면 끝. 거기에다 통후추를 갈아 넣어주면 색다른 풍미를 맛 볼 수 있는데 밥 먹고 국 먹는 그러다 국에 밥 말아먹는, 심심함을 위해서 중간중간 대멸을 고추장 찍어 포인트로 먹다보면 혼밥의 쓴 맛까지 모두 사라짐. 이렇게 만든 요리는 2인분이므로 좋은 분을 초대하신 후에 만들어 드시길 매우 권장함#쥬키니호박.. 2025. 7. 4.
쇄빙항해 깨어내도 덜어내도 달라붙는 착빙한순간 죽었다 또다시 죽어가는 날할 수 있는 건 풍경을 부수는 일뿐지옥문 크게 열리던 소리를 들었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해양문학 # 포토포엠 2025. 7. 3.
아크테릭스 어깨뼈 같이 국가고시 시험 발표가 났다. 붙었다. 마음은 젊은데 이번 시험에 참여한 사람들 중 최고령 합격자가 된 것이다. 힘을 몰아준 여러분 덕분이다. 이제부터는 8월22일에 실시되는 2차시험 준비를 해야하므로 떠밀어내도 그때까지는 바다로 몬간다. 오랫만에 긴 정박이고 현직에서 은퇴해도 기초노령연금에 기대지 않고, 몸으로 밥을 구할 도구를 마련한 것이다. 67년 생의 승리고 치사하게 살 수 없다는 내 삶의 승리다. 내 눈길이 당신으로 향하자 룰루랄라, 우울했던 마음이 하염없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덩달아 가벼워진 몸도 허공으로 떠올랐다. 날아보자, 높이 날아보자. 뒤로 보이는 오륙도가 큰 새의 날개처럼 보이지 않는가. 마치 아크테릭스 어깨뼈 같이#오륙도 #국가고시 #합격 #아크테릭스 #시조새 2025. 7. 3.
노마드의 삶 보긴 벌판처럼 보여도 얼음 밑은 4,000 미터 물의 절벽이다. 그리고 저건 모두 얼음의 덩어리. 날카로운 모서리가 쿡 하고 뱃전을 스쳐만가도 우리는 죽은 목숨이었다. 어쩌다가 지나가는 황제펭귄이나 크랩잇씨일이 아니면 아무도 우리들의 소멸을 기억해줄이 없는 황량하고 거친 곳이었다. 그곳에서 치솟는 두려움을 꾹꾹 누르듯이 컴퓨터 자판을 두들겨가면서 쓴 바다 이야기자 몸 이야기이기도한 책들. 끝없이 흔들려가며, 울어가며 쓴 그 책들을 쌓아놓고 떠난다. 당분간 책과 멀리 떨어져있고 싶고 아무것도 쓰고 싶지 않다. 그냥 떠돌 것이다. 하지만 저곳을 지나왔던 것처림 돌아갈 것이다. 책 구입 의사를 밝혀주신 페친들의 고마운 응원과 염려에 감사드린다#남극해 #유빙 #노마드 #황제펭귄 # 크랩잇씨일. 2025. 7. 2.
절망+ 출판사 창고 사정으로 책을 인수했다. 등단 이후 발간된 책으로 시집, 진화하지 못한 물고기. 대왕고래를 만나다. 바다, 짐승이 우글우글하다. 주문진. 파도공화국은 모두 절판되었으나 시집 더블루. 파도시편과 창작집 배타적경제수역. 하선자들. 장편집 남극해. 중편집 남태평양 등 무려 1,500권이나 된다.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글을 쓰긴했지만 함께 했던 뱃사람을 위해서, 이 시대를 살고 가는 수많은 인생들의 바다 삶 기록으로 나아갔던 흔적을 바라보며 나는 절망한다. 그동안 무슨 글을 끄적였던가, 바다를 떠다녔던 날들로 잠이 오지 않았다. 어쩔 것인가, 분서갱유란 말도 떠오르고 폐지수거란 말도 떠오르고 시퍼런 작두날도 떠오르고 하루종일 우울하다#더블루 #배타적경제수역 #하선자들 #남극해 #남태평양. 2025. 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