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어선장의 바다97 전어 7월14일 금어기가 풀리자 삼천포에서는 전어축제를 했다고 한다. 몸이 묶여 통영 밖 출입이 불가능했다. 전어가 먹고 싶다고 내가 징징대자 은혜로우신 내 고용주께서 서호시장을 뒤적였다 했다. 그곳에서 전어를 발견하셨고 1마리에 천원씩 10마리를 숙소 냉장고에 얼려두셨다며 시장 난전에서는 장만 해주지 썰어주지는 않는다, 당신이 바다 출신인데 직접 썰어 먹으라는 지시도 함께 하셨다. ㅋ 전어를 냉동칸에서 냉장칸으로 옮겨 2시간 방치하자 칼날이 들어갈 정도로 냉동이 풀렸다. 그 다음은 문제도 아니다. 뼈째로 엇갈리게 썰어 상추에 쌈싸먹으면 되는 것이다. 당연히 쌈장에 마늘조각 한 조각이 더하면 그게 진리. 그카면 ~크, 천국이 아니겠는가#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전어 #금어기 #서호시장 # 2025. 7. 25. 통영, 북포루 통영여성은 세다. 백신작업장에서 그렇단 말이다. 주사바늘에 찔려도 아야! 하면 그만이고 허리가 주리를 틀어도 되다! 하면 그만이다. 게다가 손은 또 얼마나 빠른가. 작업량을 따라가려면 내 몸이 견뎌내질 못한다. 그 몸의 컨디션을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해 작업이 종료되면 매일매일 사우나를 찾는다. 해수탕이다. 주차장이 없어 해변로 곁에다 차를 세워놓곤하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여황산에 누대가 보인다. 숙종4년 왜구를 방비하기 위해서 세운 북포루라 했다. 몇년 동안 들락거리며 통영을 안다 했는데 통영은 여전히 매력으로 가득차 있다. 산 위에서 보는 조망은 얼마나 황홀하겠는가. 서피랑과 강구안 등 통영항의 풍경이 그림 같을 것이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북포루 #여황산 #컨디션 #해수탕 #숙종 #서피랑 #강구안 2025. 7. 23. 배말칼국수 백신 접종은 가두리 양식장에서 이루어지는 노천작업이다. 때문에 아침 일찍 시작해서 해가 뜨거워지는 오후에는 작업을 종료해야 한다. 일사병으로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새벽 3시반 알람을 두 개나 맞춘다. 아침 5시면 돌돔에게 주사를 주기 시작하고 11시경이면 작업이 종료된다. 우리팀을 이끌고 있는 사장님은 이도수산질병관리원 원장님이신데 새벽일 나서는 우리를 위해 아침은 특별 주문한 김밥을 준다. 참은 빵 그리고 점심까지 제공한다. 하루 3분지 2를 책임지는 엄청난 복지다. 배말이란 것이 있다. 제주도 방언으로 삿갓조개다. 뭐 특별할 것 같아도 따개비다. 오늘 점심은 배말칼국수다. 국물이 진짜 죽여준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배말칼국수 #노천작업 #돌돔 #백신 #제주방언 #삿갓조개 #따개비 2025. 7. 22. 나의 초복 달임 올해들어 두 번째 입수를 했다. 작업장 곁을 지나간 쾌속선 때문인데 파도로 가두리에서 중심을 잃고 그대로 추락했다. 다행인 것은 돌돔에게 백신을 주기위해 조여진 후리그물 안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누구인가? 바다의 사나이 아닌가. 물에 떨어진 순간에도 폼생폼사를 떠올렸지만 몸은 마음과 달라 이리저리 허우적거리다 달아난 크록스 샌달과 벗겨진 장갑. 내가 찍은 내 손에 사랑아, 나는 슬퍼졌다. 내 손가락의 크고 작은 바늘자국. 그 짧은 순간에도 내가 젊어서 저질렀던 죄의 아물지 못한 흔적들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아무튼 올해의 초복 달임은 돌돔과 함께 하는 입수. 그리고#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초복 #괘속선 #가두리 #폼생폼사 #후리그물 #크록스 샌달 2025. 7. 21. 섬을 돌아나올 때마다 섬과 섬들이 그라데이션으로 겹쳐진 통영 바다. 참 고적하고 고졸하다. 마치 추사 김정희 그림을 한편 보는 것 같다. 같은 바다라도 목숨을 황파노도 끝에 걸어놓고 살아왔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보고만 있어도 먹먹해지는 풍경. 섬 그늘을 하나씩 돌아나올 때마다 먼 바다 심연의 검고 엷은 빛깔이 수심처럼 번져 내 머리를 친다. 콧날 시큰하도록 가두리망으로 향하는 관리선 이물에서 망쳤다고 생각한 내 인생이 그닥 실패하지 않았음을. 고요함으로 가득한, 이제는 빛나지 않을 새벽별의 잔상으로 눈까지 부시다. 허공을 떠다니는 각성의 망치처럼. 줗다, 아주 좋다! 중얼중얼 거리는 내 마음속의 기도문처럼#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그라데이션 #추사 #김정희 #황파노도 #풍경 #섬 #새벽별 #기도문 2025. 7. 20. 낭만 통영!! 도남동에는 해수목욕탕이 하나 있는데 하루 피로를 풀기에는 그저그만이다. 백신작업은 보통 두 시쯤 마무리가 되는데 때에 따라서 오전에 종료가 되는 날도 있다. 내게 시간이 생기는 순간이다. 작업장에서 돌아온 나는 우비, 팔토시, 햇빛기피모자 등의 바닷물을 세탁해 널고 숙소를 나섰다. 이제는 퇴락해버린 21세기 조선소 담벼락을 따라 충무교 운하 입새까지 걸었다. 그러자 떠나는 배와 돌아오는 사람으로 북적거릴 여객선터미널 풍경이 한 눈에 든다. 나는 해수목욕탕의 찜질도 잊고 가이드 팬스에 턱을 고인 채 여객선에 올라 섬으로 닿는다. 그때 본 이 꽃나무의 꽃이 무슨 꽃인지는 모르겠으나 참으로 낭만 통영!!#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도남동 #해수목욕탕 #21세기조선소 #충무교 #운하 2025. 7. 19.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