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어선장의 바다97 문탠로드 풍경 늦게까지 자고 일어나 해운대 문탠로드 길을 걷는다. 평화롭고 게으른 하루다. 해파랑길 갈맷길 코스에서 달맞이어울마당으로 내려와 미포까지 이어진 산책로다. 드문드문 열려진 소나무 사이로 바다가 보이고 오르락내리락 걷는 숲속에서 청설모와 머위군락과 천선과나무 열매도 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 전망대 뒷편 언덕 벤치에 자리 잡는다. 바다가 한 눈에 드는 명당이다. 어디로인가 가고 있는 항행선이 수평선에 보인다. 나는 텀블러에 담아온 커피를 마시다 기도한다. 태풍 같은 건 만나지 말길. 목적항 등댓불이 뱃머리 앞에 빛나길. 닻 내린 항구에서는 긴 잠에 빠지길. 그리고 내 잠도 더 고요하고 깊어지길, 나는 기도한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해운대 #문탠로드 #해파랑길 #갈맷길 #천선과나무 #청설모 2025. 8. 7. 돌돔 자연산 돌돔이다. 5짜가 넘어보였다. 주인이 낚시로 낚았다는데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자리, 때와 시가 떨어졌다. 명불허전이다. 회 맛 말이다. 입 안에 착 달라붙는 식감과 풍미는 엄지척이다.우리는 돌돔 눈에 담긴 심연, 돌돔이 헤쳐나가던 바다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 바다가 품고 있던 푸른 하늘과 그 하늘에서 빛나던 별과 도선별이 내준 바닷길을 따라 모자반처럼 떠다니는 노마드, 아니 뱃사람들 이야기를 나눴다. 마치 지브롤터해협 호카곶을 벗어난 콜럼버스가 신세계 향해 파도를 헤쳐나가듯 바다 이야기를 했다. 태풍, GPS, 인듀어런스, 황천항해 등등 어둠이 짙으면 항해등 불빛이 밝아지는 것처럼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우리들 우정도 깊어졌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돌돔 #명불허전 #모자반 #노마드 #포스포로.. 2025. 8. 6. 앞으로 전속전진 이틀 동안 잠만 잤다. 아침도 지나가고 점심도 지나가고 창문 밖으로 후드득거리며 빗소리까지 지나갔지만 먹지도 않았다. 아무리 슈퍼맨인 척 날뛰어도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에 긁히고 이곳저곳 떨어진 살점에 붙어 몸으로 버는 돈은 귀하고 소중하다. 짐승 같이 일해 정승처럼 쓰자. 입고 있는 티셔츠를 샀다. 갑자기 동물농장 주인이 된 것처럼 뿌듯하다. 멀리 밀쳐놓았던 일들이 출렁거린다. 놓아버리면 되는 것, 벗어나면 편안해지나 세상살이 고해 아닌가, 앞파도가 지나가자 뒷파도가 막 몰려온다. 1차에 붙었으니 8월22일 치뤄지는 2차도 준비하자. 인생, 무서울 것 있나. 요거트 먹고 전속전진! 앞으로#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슈퍼맨 #동물농장 #전속전진 2025. 8. 5. 내 집은 언제나 옳다 부산이다. 비가 오는지 바람이 부는지도 모르고 잤다. 내 집은 항상 옳다. 귀향길 곁에는 마산이 있다. 그곳에 이성배시인이 살고 있다. 세상에서 내가 교류하는 몇 남지 않은 사람 중의 한 명이다. 2024년 그때 보고 처음이다. 저녁 먹기 전 배롱나무 아래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카메라에 내가 찍히는 그 모든 풍경이 오히려 내 머릿속으로 빨려들었다. 그 순간 가슴이 왈칵 메여왔다. 사라지는 것들이 사라지려는 꽃들 사이에서 슬펐다. 이성배시인의 아내가 하얗게 시든 우리에게 웃어라 자꾸 재촉하고 있었지만 목배일홍나무와 수국꽃만 붉고 환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살아있으니 즐거웠다. 아무튼 부산으로 다시 왔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귀향길 #이성배시인 #배롱나무 꽃그늘 아래 2025. 8. 4. 내 친구, 김관식 예상하지 못한 배앓이로 하루가 더 지체된 통영살이. 숙소를 떠나는 아침 8시에 사장님이 나타났다. 석별의 정을 나누자고, 지난 것은 무효라며 다시 보양식을 사주셨다. 통영에서 제일 좋은 호텔 조식이었다.나는 젊은 사장님 플렉스에 지난밤까지 싸고 토하던 기억을 잃어버린 인간처럼 숟가락, 아니 포크를 물고 뽈았다. 나는 젊은 사장님이 통영에 정착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던 때를 알고 있다. 그런 시간을 지나 나에게 맛있는 밥을 살 수 있는 현실이 기뻤다. 사실 나는 젊은 사장님과 아버지뻘 연배이고 고용인과 피고용인 관계지만 이때 만큼은 스탠포드호텔 조식을 떠나 김관식이 내 친구란 것이 자랑스러웠다#바다 #오어선장 #이윤길 #석별 #보양식 #플렉스 #스탠포드호텔 2025. 8. 3. 아듀! 통영 그리고 어젯밤에는 회식이 있었다. 백신의 완결판인데 저녁 만찬과 노래방 파티가 그것이다. 죽림에서 제일 좋다는 파인 다이닝 식당과 또 죽림에서 제일 좋다는 노래방을 예약하신 젊은 사장님 배포도 배포였지만 사세가 좀더 확장이 되면 그 여세를 몰아 단체 해외여행을 실행하시겠다는 선포에 다들 기절하는 줄 알았다. 사람이 제일이라고 생각하시는 사장님의 낭만적 기업 경영. 아휴, 그 업된 분위기는 말로 설명불가다. 그 사장님께서 이도피쉬방이란 네이버블러그도 운영하고 계시니 응원차원에서 구독도 꼭 누르시기를. 돌돔과 가두리와 아침의 햇살과 갈매기 그리고 아름다운 이모님들과 함께 했던 즐거운 노동. 아듀! 통영 2025. 8. 1. 이전 1 ··· 5 6 7 8 9 10 11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