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어선장의 바다97 불타는 지구 지구가 불타고 있다. 바닷물 온도가 오르는 게 증거다. 바다가 따뜻해지면 그동안의 시스템이 무너지며 이곳저곳에서 피해가 발생하는데 양식장도 피해 갈 수 없다. 양식어종들이 높은 수온을 견디지 못하고 집단 폐사한다. 대표어종이 우럭이다. 지난 해에는 전량에 가까운 우럭이 죽었고 살려낸 양식장은 돈벼락을 맞았는데 그야말로 로또였다. 벤자리돔이 있다. 치어 시절엔 3줄 세로 줄무늬가 귀여운 물고기로 물이 따뜻한 제주도 남단이나 인도양에서 산다. 국내에서 시험적으로 양식을 시작했다. 그러나 따뜻한 물은 견뎌냈겠지만 수온이 낮아지는 겨울은 또 어찌 할 것인가. 이래저래 양식 어민의 한숨이 깊다#오어선장 #이윤길 #불타는 지구 #벤자리돔# 폐사 #인도양#수온 #양식 2025. 7. 13. 물고기 백신주사 주는 날 통영 중화 포구에서 한참 달려 도착한 곳에 양식장이 있었다. 이미 나는 양식장 도착 전 겉옷 위에 우비를 껴입었다. 뜨겁게 데워진 체온 때문에 숨을 불어낼 때마다 불덩이가 가슴에서 막 솓아졌다. 가끔 물고기 복강을 빗나간 주사바늘이 약물과 함께 손가락을 파고 들었다. 학씨!! 노랗게 욱신거리던 통증이 무슨 마법의 주문처럼 나를 끌고 존재의 바닥까지 데려갔다. 그 순간 시간이 텅 비워지며 나는 바다를 벗어난 돌돔 같이 퍼덕거렸고 미국 영화 인터스텔라에서처럼 열려진 웜홀을 통해 삶이란 선택이 아니라 태도란 말이 떠올랐고 또 물아일체 라는 말도 떠올랐다. 나는 점점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푸른 하늘에 흰구름 흩어지듯#오어선장 #이윤길 #중화 포구 #우비 #마법의 주문 #인터스텔라 #웜홀 #물아일체 2025. 7. 12. 통영대교 객인 나는 좋기만 하는데 정작 통영 시민에게 구설수인가보다. 터무니 없는 비용이 문제인가보다. 내가 알바를 뛰는 회사는 미륵도인 도남동에 있다. 작업은 거제, 남해, 하동 등 외지에서도 이루어지므로 자주 통영 대교를 지나다닌다. 2년 전 통영대교는 푸른색이었다. 바다를 품고 있는 통영과 잘 어울려 통영의 랜드마크로 손색이 없었다. 한창 다리의 도색이 진행 중이다. 얼핏보아도 전혁림 풍이다. 그가 누구인가? 통수전을 나와 고향과 부산에서 활동하면서 구상과 추상을 아우르며, 통영 바다를 소재로 푸르고 시원한 풍경을 창작해서 색채의 마술사 또는 바다의 화가로 알려진 통영의 문화다. 슬픈 일이었다#오어선장 #이윤길 #해양문학 #통영 #통영대교 #미륵도 #도남동 #전혁림 #구상 #추상 2025. 7. 11. 어휴, 통영!! 통영 해맑은수산 대표 최규식사장님과 만났다. 거대한 세파에서 길은 잃지 않고 항해해온 스스로에게 주는 위로의 자리였다. 반가운 마음이 다찌집에서. 각 소주1병으로 건배하며 그동안의 회포를 풀었는데 소주가 술술 넘어가듯 긴 시간을 헤쳐왔다며 웃었다. 어휴, 통영!! 이 자리에는 근동에서 가리비 양식을 하시는 분과 그 분의 부사장님이 참석하셨는데 홍가리비와 비단가리비를 구별할 수 있는 귀한 기회였다. 우리는 서로의 가슴이 욱신거리도록 주거니받거니 술잔을 채워주며 인생과 사랑과 사업에 대해, 우리들의 늙어감에 대해, 사람의 우정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사내들의 그 너스레가 아름다운 밤이었다#오어선장 #이윤길 #해양문학 #통영 #다찌 #해맑은 복국집 #홍가리비 #비단가리비 #우정 2025. 7. 10. 콩국, 유감 거제에 있는 양식장으로 출동했다. 4시 픽업되어 통영에서 거제 작업장으로 이동했는데 사위는 고요하고 물안개가 엷게 낀 새벽 국도를 달리면서 생각했다. 나는 왜 이렇게 떠돌며 살려하는가. 아마도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고구려인 기상이 여울물처럼 흐르고 있기 때문에, 세상일에 소리내어 부딪치고 깨지고 알아가야 하는 팔짜 아닐까. 그렇게 도착한 양식장에서 작업이 시작되었는데 양식장 주인이 아들인, 노모가 수고가 많다며 즉석에서 만들어주신 콩국 한그릇. 늙은 힘 하나 더 보태려는 그 깊은 부모님 사랑과 돌아가신 내 부모님 생각에 나는 그만 울고 말았다. 늙어가며 눈물은 왜 이리도 흔한가? 목구멍에서 덜컥덜컥 소리내 걸리는... 우뭇가사리 편편 같은 #오어선장 #이윤길 #콩국 #거제 #통영 #우뭇가사리 #고구려 2025. 7. 9. 몸으로 밥 벌어보기 칠월 폭염에 비닐우의를 입은 채 한낮을 보냈으니 나도 참 대단한 독종이다. 하루종일 흘린 땀으로 샤워를 하고 마침내 목욕까지 하는 이 기염들을 언제까지 이어나갈 수가 있을까, 사진을 보고 있는 동안, 더위가 고통스럽다기보다 막 살아온 인생이 아쉽다. 가리늦게 손을 들어봐야 지나간 버스인줄 알지만 노동이 내 삶의 패러다임에 변화를 줄 수 있었으니 큰 깨달음으로 알고 고마워해야 한다. 몸으로 밥 벌어보기 워킹 홀리데이 프로젝트 우리 사장님은 해맑기만한데 저녁 노을은 나의 피곤함에 젊은 애인처럼 파고 든다. 시처럼 소설처럼 살아보다 인간 하나 곤죽되는 건 시간 문제로 따라하기는 불법이다#워킹 홀리데이 #저녁노을 # 폭염 #패러다임 #노동 2025. 7. 8.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