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어선장의 바다97

연화도 풍경 저것은 틀림없는 연꽃이다. 꽃잎이 하나 하나 겹겹이 봉오리져 보이지 않는가. 통영항 24키로미터 해상에 위치한 연화도다. 그 위로 아침 해가 떠오른다. 연화도에는 전설이 전해져내려오는데 이야기에 따르면 연화도사가 연산군의 억불정책을 피해서 제자 3명을 데리고 연화도에 내려와 피신했다. 그리고 수명이 다해서 사망하며 바다에 수장하라했는데 그 자리에서 연꽃이 피었고 연화라는 지명이 생겼다한다. 연화도에는 연화봉이 있으며 낙가산의 고찰 연화사와 KBS드라마 연애의 발견 촬영지, 전국 수국 명소와 통영 8경 중 하나인 해를 물고 승천하는 용머리의 저녁노을로도 유명하지만 오늘은 나역시 연화도 풍경의 하나다#연화도 #연화산 #낙가사 #용머리 #연화봉 2025. 7. 7.
돌돔아, 주사 맞자 돌돔 양식장에서는 바이러스 피해를 막기 위해 백신을 주사한다.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란 것이 있다. 때를 기다려야 한다. 여름,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는 이때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돌돔의 바이오 리듬이 활성화 되기 때문이다. 첫작업이 욕지섬 곁 노대섬 양식장에서 시작되었다. 몸도 풀리지 않았는데 인당 1만 마리다. 쇠복 채워주겠다는 젊은 사장님 말만 믿고 따르는데 시간이 흘러가며 뼈다귀 마다 곡성이다. 돌돔들은 백신 못맞겠다고 발버둥을 치고 동네 이장님께서는 폭염 경보 내렸으니 에어콘 밑으로 대피하라, 연신 방송을 내보내시는데 우린 쏘고 또 쏘며 하루해를 보냈다. 흔한 말로 집 떠나면 개고생이다 #돌돔 #양식장 #욕지섬 #노대섬 #폭염경고 2025. 7. 6.
잭타르의 편지 시화전에 참여했던 작품이 돌아왔다. 잭타르의 편지. 작품 배경이 되는 때는 범선시대다. 범선의 대부분은 나무와 나무를 짜맞추어서 만들었는데 그 틈으로 해수가 누수되었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나무와 나무 틈사이에 사이살 심을 틀어박고 타르를 먹였다. 우리는 그런 작업을 콜킹이라고 했다. 콜타르 작업은 한번에 끝나는게 아니라 배가 폐선에 이를 때까지 수시로 진행되었고 작업은 신참 선원들이 도맡아 했다. 하여 한국에서 가장 흔한 성이 김씨나 이씨이듯 서양에서 흔해 빠진 잭에다가 타르를 붙인 이름은 하급선원을 통칭하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그러니까 어쩌튼 바다로 나가며 남긴 뱃사람의 유언이 되겠다#잭타르 #시화전 #범선시대 #사이살 #콜킹. 2025. 7. 5.
애호박새우젓국 이번에는 쥬키니호박을 내가 샀다. 애호박새우젓국 때문이다. 먼저 편의점에서 소주 안주로 구입한 순대를 5조각으로 소분한 한조각과 먹다남은 비비고 만두 3알을 적당량 물과 함께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삶고 있던 순대와 만두를 터뜨려 국물을 만든다. 여기에 뚜텁게 썰어 2등분한 호박을 넣는다. 이때 고추 2개도 엇비슷 썰어서 함께 넣어준다. 그러면서 적당량의 간마늘과 새우젓으로 간 맞추고 한소끔 끓여내면 끝. 거기에다 통후추를 갈아 넣어주면 색다른 풍미를 맛 볼 수 있는데 밥 먹고 국 먹는 그러다 국에 밥 말아먹는, 심심함을 위해서 중간중간 대멸을 고추장 찍어 포인트로 먹다보면 혼밥의 쓴 맛까지 모두 사라짐. 이렇게 만든 요리는 2인분이므로 좋은 분을 초대하신 후에 만들어 드시길 매우 권장함#쥬키니호박.. 2025. 7. 4.
아크테릭스 어깨뼈 같이 국가고시 시험 발표가 났다. 붙었다. 마음은 젊은데 이번 시험에 참여한 사람들 중 최고령 합격자가 된 것이다. 힘을 몰아준 여러분 덕분이다. 이제부터는 8월22일에 실시되는 2차시험 준비를 해야하므로 떠밀어내도 그때까지는 바다로 몬간다. 오랫만에 긴 정박이고 현직에서 은퇴해도 기초노령연금에 기대지 않고, 몸으로 밥을 구할 도구를 마련한 것이다. 67년 생의 승리고 치사하게 살 수 없다는 내 삶의 승리다. 내 눈길이 당신으로 향하자 룰루랄라, 우울했던 마음이 하염없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덩달아 가벼워진 몸도 허공으로 떠올랐다. 날아보자, 높이 날아보자. 뒤로 보이는 오륙도가 큰 새의 날개처럼 보이지 않는가. 마치 아크테릭스 어깨뼈 같이#오륙도 #국가고시 #합격 #아크테릭스 #시조새 2025. 7. 3.
노마드의 삶 보긴 벌판처럼 보여도 얼음 밑은 4,000 미터 물의 절벽이다. 그리고 저건 모두 얼음의 덩어리. 날카로운 모서리가 쿡 하고 뱃전을 스쳐만가도 우리는 죽은 목숨이었다. 어쩌다가 지나가는 황제펭귄이나 크랩잇씨일이 아니면 아무도 우리들의 소멸을 기억해줄이 없는 황량하고 거친 곳이었다. 그곳에서 치솟는 두려움을 꾹꾹 누르듯이 컴퓨터 자판을 두들겨가면서 쓴 바다 이야기자 몸 이야기이기도한 책들. 끝없이 흔들려가며, 울어가며 쓴 그 책들을 쌓아놓고 떠난다. 당분간 책과 멀리 떨어져있고 싶고 아무것도 쓰고 싶지 않다. 그냥 떠돌 것이다. 하지만 저곳을 지나왔던 것처림 돌아갈 것이다. 책 구입 의사를 밝혀주신 페친들의 고마운 응원과 염려에 감사드린다#남극해 #유빙 #노마드 #황제펭귄 # 크랩잇씨일. 2025. 7. 2.